디바 제시카
무기력해야 하는 날들을,
그 마저도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절이 있었다.
불과 몇 년 전의 일이었었고,
아직도 그 날들의 후유증은 가끔 당연하다는 듯 찾아온다.
'어떻게 살아야 하나...' 하는 막막한 시기가 있었다.
어떻게.
라는 것은 삶의 가치관이라던가 행동방식, 혹은 꿈, 혹은 돈을 버는 행위들 등
너무 많은걸 간단하게 담은 단어라서
사실 그 시절 내가 뭐가 무서웠는지도 지금 와서는 잘 모르겠다.
여하튼 그런 시절이 있었다.
잠들기가 힘들고, 겨우 잠들어 새벽에 깨면 심장이 쿵쾅거리고,
간혹 좀 오래 자고 일어난 날이면,
당장 뭘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정서가 흔들리던 시절.
나는 비교적 빨리, 내가 그런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는지,
진짜 말 그대로
"아무것도 안 했다"
'이러다 죽지 뭐, '라는 마음이 반, '이런다고 죽겠어?' 마음이 반,
기쁨도, 슬픔도, 절망도, 희망도, 다 남들 얘기 같던 시절이었다.
그냥 누워서 "유튜브"가 제공해 주는 알고리즘에 따라
내 인생을 맡기며
웃어야지 하고 웃고
울어야지 하고 울고
힘내야지 하고 힘내던 그 시절,
X나 뜻밖에도
나는 마녀사냥이라는 예능 프로에 의해
조금.
바뀌어갔다.
그 프로의 MC 중 한 명인 성시경이,
"그렇게 살 거면 외국어라도 배워봐요!"
라는 말이 마치 나에게 하는 얘기처럼 들렸다.
'헐, 내가 평생 해 본 적 없는 -자의로- 일인데, 한 번 해볼까?'
라는 마음이 스멀스멀 뱀처럼 기어 나오면서
자연스럽게
혹은 운명인 듯
만난 여인(?) - 물론 유튜브로 - 이 바로 디바 제시카.
여하튼 그녀의 영어 강좌 유튜브를 보며
처음으로
'영어 좇도 아니었네!!!!' 하는 느낌이 들었었다.
- 영어는 한마디도 뱉을 줄 몰랐지만, 수능에서 영어 성적은 좋았다. 물론 아는 게 아니라 눈칫밥으로 -
어째튼,
그 날 이후로 나는 유튜브에 있는 영어 강좌는 죄다 찾아 구독했고,
외국인들과 채팅을 할 수 있는 어플은 죄다 깔고,
집에서는 하루 종일,
"땡큐 퍼 스모킹"
을 반복 재생으로 틀어놨다.
처음엔 막막했던 외국인들과의 소통이
점점 성과를 더 해 갔고,
처음엔 막막했던 땡큐 퍼 스모킹의 대사들이,
자막 없이도 조금씩 조금씩 들렸다. -정말 미미하게 들린 것이다. 게다가 아직도 미미하다.-
여하튼 영어로 한마디도 못 하던 내가,
지금은 외국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
길에서 외국인들의 질문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도움을 주고
때로는 농담도 주고받는
그런 영어 실력(?)을 갖추게 되었다.
돈 한 푼 들이지 않고서 말이다.
더 신기한 건,
내가 그렇게 익힌 영어로 "돈을 벌게 되는 일이 생기고"
- 그렇게 많이 번 것도,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지만, 영어를 못 했다면 난 그 일을 못한다고 했을 것이다. -
그리고 계속 영어를 사용할 일들이 많아졌는데,
"내가 원해서 그러한 것인지"
"그냥 일이 이렇게 된 것인지"
아직도 잘 모르겠다.
다만,
나는 나의 영어 선생님들이 유튜브에 많이 포진 해 계시는데,
처음이 이 매력적인 여인
디바 제시카였음에 글을 적어본다.
- 이후에는 이 디바 제시카 님보다 더 배운 게 많은 선생님들이 너무 많았다 ㅋ -
하지만,
아직도 그 의리(?)로
그녀의 채널을 구독하고,
올라오는 콘텐츠를 보고,
좋아요를 누르고,
그런 짓들을 하고 있다.
디바 제시카가 알려준 표현 중에 가장 좋은 표현!
"Things will all work out!!"
고된 하루를 보낸 오늘 문득
똥 튀겼던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
이 표현이 다시 좋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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